맥킨지 ‘차이를 만드는 조직’ 경영 필독서 서평
몇 해 전 친구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는 대뜸 독후감을 써 달라고 부탁을 했다. 이게 머선일이고? 어이없어 물어보니 회사에서 사장님이 부서장들에게 강제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라고 했다는 것이다. 전형적인 이과 DNA를 가지고 있던 나의 친구는 인문 교양 책에 알러지가 있었고 더욱이 독후감이라는 것은 거의 써본적도 없었기에 고민을 하고 나에게 부탁을 한 것이었다.
어차피 책 많이 읽고 서평도 즐겨 쓰니 기왕이면 이 책을 읽고 쓰면 안되겠냐는 것이었다. 보상은 술한잔 파전에 막걸리 한상. 뭐 어차피 읽을 책 별 생각 없이 그러자고 했고 그 때 만나게 된 책이 맥킨지 ‘차이를 만드는 조직’ 이라는 경영인을 위한 지침서였다.
요즘 시대에도 중견 기업의 사장님들이 직원들에게 책을 권하며 읽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으로 안다. 실제로 서점에 가보면 이런 상황 때문에 어부지리로 등극한 강제 베스트셀러 책들로 사료되는 책들을 심심치 않게 찾을 수 있는데 맥킨지 ‘차이를 만드는 조직’은 강력한 후보다. 자신의 기업 오너가 이 책을 당신에게 권했다면 너무 기분 나빠 하지 말자. ‘내가 요즘 하고 있는 행동은 나쁜 뜻이 아니라 이런 생각으로 하는 걸세’ 정도의 어필이니까.
맥킨지 앤드 컾퍼니 소개
이 책을 쓴 저자는 아니지만 이야기의 주체는 제임스 맥킨지이다. 맥킨지 하면 맥킨지 앤드 컴퍼니가떠오르는 것은 당연지사. McKinsey & Company는 세계 1위의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데 1926년에 시카고 대학교의 교수였던 제임스 맥킨지(McKinsey)와 A.T. 커니 등의 동료들이 함께 만든 전략컨설팅 기업이다.
싱글 파트너십이라는 컨셉 하에 본사라는 개념이 없지만 지사 수는 110개가 넘는고 (16년도 기준) 직원 규모는 전세계 11,000명 이상이다. 시작은 맥킨지가 했지만 키운 건 다른 사람이다. 1926년 맥킨지가 동료들과 이 회사를 차린 이후 1937년 일찍 폐렴으로 사망했고 사실상 지금의 맥킨지 앤드 컴퍼니는 마빈 바워가 만들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맥킨지도 유명하지만 역시나 마빈 바워도 ‘현대 전략컨설팅의 아버지’로 불리울 만큼 대단한 사람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그리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맥킨지의 ‘차이를 만드는 조직’ 저자 소개
소크라테스가 그랬고 공자가 그랬듯 원래 대단한 사람은 직접 책을 쓰지 않는다. 제목은 맥킨지의 ‘차이를 만드는 조직’ 이지만 책을 집필한 것은 맥킨지에 소속되어 일했던 스콧 켈러라는 사람과 콜린 프라이스 이다.
맥킨지 ‘차이를 만드는 조직’ 저자 스콧 켈러
맥킨지의 아메리카 대륙 지역 책임자이자 맥킨지 서던 캘리포니아 사무소의 시니어 파트너. 오스트레일리아에 있는 ‘맥킨지 성과 리더십 연구소’를 설립하여 이끌었으며, P&G의 제조 부문 책임자였으며, 미 에너지국(U. S. Department of Energy)에서 태양광 사업 관련 일을 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성과 문화가 필요하다(The Performance Culture Imperative)』 등이 있다.
맥킨지 ‘차이를 만드는 조직’ 공동 저자 콜린 프라이스
맥킨지의 전 세계 조직 프랙티스 부문 총괄 책임자이자 맥킨지 런던 사무소 시니어 파트너. 다수의 세계적 기업들과 중앙 정부, 비영리기관 등에 조직 건강과 리더십, M&A 관련 컨설팅을 하고 있다. 또한 옥스퍼드 대학교 사이드 경영대학원의 어소시에이트 펠로우이자 바스 대학교 객원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합병 : 리더십, 성과, 기업의 건강(Mergers : Leadership, Performance, and Corporate Health)』과 『수직 이착륙(Vertical Take-Off)』 등이 있다.
맥킨지 ‘차이를 만드는 조직’의 핵심 인사이트
‘한 순간의 성공을 넘어 지속적으로 탁월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비결’을 글로벌 컨설팅 경험과 십여 년간의 심층 연구를 바탕으로 제시했다는 이 책은 상당히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디테일한 가이드를 제시하기 보다는 큰 개념의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의 주요 인사이트는 다음과 같다.
지속 가능한 성장, 성과를 내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의 외적 성과 위주의 성장의 틀에 벗어나 조직의 건강(역량)을 함께 키워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의 성패에는 많은 요인이 존재하지만 적어도 50%는 조직의 건강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점이 중요한 것은 조직이 이를 통제할 수 있다는데 있다.’
‘조직의 건강을 무시하고 성과에만 집중한 변혁은 실패할 확률이 1.5배가 더 높이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운동선수로 치면 당장의 대회 성적이 아니라 선수의 기초 체력과 능력치를 키울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그런 조직의 건강을 위한 9가지 요소를 제시한다.
[조직 건강의 아홉 가지 핵심 구성 요소]
- 방향성
- 리더십
- 문화와 분위기
- 책임
- 조정과 통제
- 역량
- 동기부여
- 외부 지향성
- 혁신과 학습
이런 아홉가지 요소들이 뒷받침 될 때 비로서 조직이 건강해 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뒤이어 건강한 조직을 만듦과 동시에 그것을 지속 가능하도록 만들기 5가지 단계의 접근법도 소개하고 있다.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단계 <포부>
- 너무 멀지 않은 중기적 목표를 설정하되 사실과 직관 사이에 밸런스를 맞춰 설정해라
- 달성 가능한 그러나 최대한 어려운 목표를 설정하라
- 내 조직의 건강상태를 점검해서 가장 바람직한 맞춤형 건강 목표 및 유형을 정해라
1) 리더심 중시 2) 시장 중시형 3) 실행 중심 4) 지식 중심
2단계 <평가>
조직의 역량을 먼저 평가해야 설계가 가능하다
역량 평가 구성 요서 3가지
- 기술 시스템
- 관리 시스템
- 행동 시스템
3단계 <설계>
조직이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가 필요하다.
- 설득력 있는 이야기 (정확한 납득되는 이야기)를 제시해라
- 강화 메커니즘 (그렇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긍정)을 이끌어라
- 변화를 위해 필요한 스킬 (말대로 된다면 나는 나를 바꿀 것이다) 즉 모티브를 이끌어내라
- 롤 모델 (솔선수범…리더들의 솔선수범)을 제시하여 빼도 박도 못하게 움직이게 만들어라
4단계 <실행>
프로젝트의 실행에 있어 다음의 3가지를 명심하라
- 실험하고 배우고 확대하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가속하라!!
- 조직원이 그 과정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모든 업무, 프로젝트에 최대한 참여시켜라
- 역할을 분담시키고 책임을 지도록 하라
5단계 <지속>
- 변화되었다고 끝난 게 아니다!!
-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공유하고 리드하여야 한다.
맥킨지 ‘차이를 만드는 조직’ 읽고 드는 생각
이 책을 보는 내내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자동차의 주행장면이다. 드라이버는 운전수, 다시 말해 최고 경영진이고 운전에 필요한 눈과 귀, 팔, 다리, 오감은 중간 리더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자동차 차체는 모든 조직원과 시스템! 조직이란 이런 자동차의 드라이빙과도 같아 보였다. 맥킨지는 말한다.
“드라이버는 F1 출신인데 차가 경차이기 때문에 언제나 문제가 발생한다.”
저자는 결국 경영인이란 이 차가 달려야하는 도로가 어떤 도로인지 알고 내 차의 상태도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하며 목표적지로 시간 내에 주파하기에 차가 적합하지 않다면 차를 정비하여 달릴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한 나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조직 건강의 가장 큰 핵심은 결국 조직원들의 의지의 차이이다. 문제에 봉착했을 때 이를 이겨내는 것도, 발전을 위해 자기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조직을 이탈하지 않고 함께하는 것도 모두 조직원들의 의지 문제이다.
그런데 이 의지라는 것이 발현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도 비전의 괴리감이 아닐까? 물론 경영자가 갖고 있는 비전과 직원들의 비전이 같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경영자라면 직원들이 충분히 가슴 벅찰 만큼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적어도 내 경험에 비춰보면 그랬다. 나 스스로 비전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회사에서도 비전을 주지 못했을 때, 직장은 그저 일 한만큼 돈을 받는 곳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느껴졌었다.
결국 이 책은 어떤 것을 생각해야 한다고 가이드는 제시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경영인들이 고민하는 그 마지막 문제의 답을 속 시원하게 제시하진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 만으로도 충분하다. 모든 기업의 상황이 천차만별일 진데 일반화 한 정답을 이야기했다면 그게 더 말이 안 되는 거니까.
맥킨지 ‘차이를 만드는 조직’ 추천 대상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대상은 대기업 임원이나 경영자는 아니다. 내생각에 그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건 너무 늦었다고 본다. 오히려 나는 이 책을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이 읽었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 회사 사장은 이런 생각과 고민을 하고 있구나… 정도를 느꼈으면 한다.
회사 경영진의 방침과 운영 방식에 대하여 그저 불만을 갖거나 이해못하겠다고 생각만 할 게 아니라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공감을 해보고 나라면 나중에 이렇게 하겠다고 생각하면서 자신만의 살아있는 경영 노트를 채워가면 좋을 것 같다.